<산문부 대상> 손 편지 삼척초등학교 5학년3반 김 시 현 어느 날, 눈물이 그렁그렁 하시며 누런 종이를 바라보고 계신 엄마. “뭐예요?” 하고 여쭈어보니 예전에 외할아버지께서 써 주셨던 손 편지라고 하셨다. 외할머니께서 아프셔서 잠시 엄마를 증조할머니 댁에 맡기셨을 때 떨어져 있으시면서 쓰신 편지라고 하셨다 읽어보니 그 편지엔 ‘잘 지내고 있니? 이번 주에 너를 보러 가지 못해서 미안 하구나 할아버지, 할머니 말씀 잘 듣고 건강하게 잘 지내거라 너를 보러 얼른 가마’ 라고 되어 있는 조금 뻔한 편지였다. 엄마가 그 누런 편지를 보시며 눈에 눈물이 가득 맺히시는 이유는 아마도 2 년 전 외할아버지가 대장암으로 하늘나라로 가셨기 때문에 보고 싶어서 일 것이다. 엄마께서는 “엄마도 할아버지 닮아 이렇게 글씨를 잘 쓰잖아. 외할아버지 진짜 글씨 잘 쓰시지?”하고 하셨다. 엄마께서는 외할아버지의 손 편지를 아직도 자그만 상자 안에 보물처럼 보관하고 계신다. 아직도 그 편지를 보며 그 때의 상황을 추억하시고 무엇보다 외할아버지를 많이많이, 아주 많이 그리워하시는 것 같았다.
그런데 3학년이 된 어느 날! 우리 담임선생님께서 엄마의 손 편지를 받아오라는 숙제를 내어 주셨다 학급 문집을 만드시는데 우리가 나중에 엄마의 편지를 기억하도록 하나 넣으신다고 말이다. 엄마께서는 며칠을 끙끙 고민하시며 나에게 A4 용지가 꽉 차도록 엄마가 쓰는 가장 잘 쓰는 정성스런 글씨로 손 편지를 써주셨다 나는 그걸 보고 사실 조금 많이 감동했다. 그 편지엔 엄마의 진심어린 사랑이 긴 장문으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는 외할아버지 손 편지가 외할아버지께서 안 계시는 지금 엄마에게 보물이듯이, 나에게도 나중에 엄마를 추억할 수 있는 보물이 될 수도 있으니까 그렇게 정성들여 써주신 거라고 하셨다. 가만 생각해 보니 정말 그 편지는 아마 엄마에게 외할아버지가 아닐까? 우리 엄마는 그 때 나와 같은 나이인 12살이었다고 한다. 그 때 엄마가 혼자 있어야 할 때 외할아버지가 써 준 편지는 엄마에게 위로였고 사랑이었을 것 같다. 그러고 보니 나에게도 3학년 때 진짜 소중한 보물이 하나 생긴 거다. 나도 먼 훗날 지금의 나와 엄마를 추억할 수 있을 테니 “외할머니 글씨를 이렇게 잘 쓰잖아” 하면서 말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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